이유식 시작시기
이유식 시작시기는 생후 4개월에서 6개월 사이가 기준이며, 많은 경우 생후 6개월 무렵에 시작합니다. 다만 날짜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가 준비되었는가입니다.
준비 신호는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목을 제대로 가누고 받쳐 주면 앉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혀로 밀어내는 반사가 줄어들어야 합니다. 숟가락을 대면 무조건 밀어내는 시기에는 아무리 먹여도 흘리기만 합니다. 셋째, 어른이 먹는 모습에 관심을 보이며 입을 오물거리거나 손을 뻗습니다. 넷째, 출생체중의 두 배 정도로 자란 상태입니다.
너무 이르게 시작하시면 소화기관이 준비되지 않아 부담이 됩니다. 반대로 너무 늦어도 문제가 생깁니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모유나 분유만으로는 철분이 부족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유수유 중인 아기는 철분 보충이 중요하므로 첫 이유식에 소고기를 넣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늦게 시작할 경우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새로운 식감을 받아들이는 데 적절한 시기가 있는데, 이 시기를 많이 넘기면 덩어리진 음식을 거부하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시작하실 때는 아침이나 오전 시간대가 좋습니다. 아기의 컨디션이 가장 좋은 때이기도 하고, 혹시 이상 반응이 나타나더라도 병원 진료 시간 안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유 직후 배부른 상태에서는 잘 먹지 않으니 수유 전에 먼저 주시고 이어서 수유하시는 순서가 자연스럽습니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기는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태어난 날이 아니라 예정일을 기준으로 한 교정 연령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개월 수만 보고 시작했다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 고생하시는 경우가 있으니, 이른둥이라면 담당 의사와 시작 시기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또 시작일을 정하실 때는 예방접종 당일이나 그다음 날은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접종 후 컨디션 변화와 이유식 반응이 겹치면 원인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단계
단계는 초기와 중기, 후기, 완료기로 나뉩니다. 개월 수는 기준일 뿐이며 아기가 받아들이는 속도에 맞춰 조절하시면 됩니다.
초기는 생후 6개월 전후입니다. 곱게 간 미음 형태로 시작해 하루 한 번 먹입니다. 처음에는 한두 숟가락으로 시작하며, 먹는 양보다 숟가락에 익숙해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시기의 영양은 여전히 모유와 분유가 담당합니다.
중기는 생후 7개월에서 8개월 무렵입니다. 이때부터 하루 두 번으로 늘리고, 입자를 조금 키워 으깬 정도의 질감을 줍니다. 혀와 잇몸으로 뭉개는 연습을 하는 시기입니다.
후기는 생후 9개월에서 11개월입니다. 하루 세 번으로 늘리고 무른 밥 형태로 넘어갑니다. 이 무렵부터 손으로 집어 먹는 음식을 함께 주시기 바랍니다. 지저분해지는 것이 싫어 막으시면 스스로 먹는 연습이 늦어집니다.
완료기는 돌 이후입니다. 진밥에서 밥으로 넘어가며 어른과 비슷한 형태의 식사를 하게 됩니다.
돌 전에 지키셔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간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기의 신장은 아직 염분을 처리하는 힘이 부족합니다. 싱거워 보여도 아기에게는 재료 본연의 맛으로 충분합니다. 다른 하나는 꿀을 먹이지 않는 것입니다. 돌 전 아기에게 꿀은 보툴리누스균 감염 위험이 있어 금기입니다.
물은 언제부터 줘야 하는지도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함께 주시면 됩니다. 다만 물을 너무 많이 먹이면 정작 수유량과 이유식 양이 줄어들 수 있으니 소량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과일주스는 권하지 않습니다. 단맛에 먼저 익숙해지면 채소를 받아들이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과일은 갈아서 마시는 형태보다 으깨어 숟가락으로 떠먹이는 형태가 낫습니다.

알레르기
알레르기 때문에 이유식을 두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권고는 예전과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알레르기가 걱정되는 식품을 최대한 늦게 주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반대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식품을 접하는 쪽이 오히려 알레르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달걀이나 견과류를 무작정 미루는 것이 더 이상 권장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신 순서와 방법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재료는 한 번에 하나씩만 추가하시고, 사흘 정도 지켜보신 뒤 다음 재료로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두세 가지를 한꺼번에 넣으면 문제가 생겼을 때 무엇이 원인인지 알 수 없습니다.
흔히 반응이 나타나는 식품으로는 우유와 달걀, 밀, 콩, 땅콩과 견과류, 생선과 갑각류가 있습니다. 이런 재료를 처음 주실 때는 특히 오전 시간대를 택하시기 바랍니다.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입 주변이나 몸에 생기는 두드러기와 발진, 구토, 설사 등입니다.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지만, 얼굴이 붓거나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축 처지는 모습이 보인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빠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유식은 영양을 채우는 일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먹는 즐거움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정해진 양을 다 먹이려고 애쓰다 보면 식사 시간이 서로에게 전쟁이 됩니다. 오늘 덜 먹었다고 큰일이 나지 않습니다. 저는 얼마나 먹였는지보다 아이가 식탁을 어떤 기억으로 남기는지가 훨씬 오래간다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알레르기 병력이 있거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통해 개별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