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앓이 증상
이앓이 증상은 아기마다 정도가 크게 다릅니다. 첫 치아는 보통 생후 6개월 전후에 아래 앞니부터 나오지만, 4개월에 나오는 아기도 있고 돌이 지나서야 나오는 아기도 있습니다. 늦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며, 돌이 지나도록 하나도 나지 않을 때 소아치과나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번 확인받으시면 됩니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이렇습니다. 침을 평소보다 훨씬 많이 흘려 턱받이와 옷깃이 금세 젖습니다. 잇몸이 붓고 붉어지며, 손이나 장난감을 입에 넣고 깨물려고 합니다. 이유 없이 보채고 밤에 자주 깨기도 합니다. 젖이나 젖병을 빨 때 잇몸이 아파서 평소보다 덜 먹는 아기도 있습니다. 침이 계속 닿는 턱과 목, 가슴에 붉은 발진이 올라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치아가 나는 순서를 알아 두시면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 가늠하기 쉽습니다. 보통 아래 앞니가 가장 먼저 나고, 이어 윗니 앞니와 옆니가 나옵니다. 돌 전후로 첫 어금니가 나오고, 16개월에서 20개월 무렵에 송곳니, 두 돌을 전후해 둘째 어금니가 나와 만 3세 무렵에 스무 개의 젖니가 모두 갖춰집니다. 폭이 넓은 어금니와 뾰족한 송곳니가 날 때 앞니보다 더 힘들어하는 아기가 많습니다.
여기서 꼭 구분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앓이 때문에 체온이 아주 조금 오를 수는 있지만, 38도를 넘는 열은 이앓이 탓이 아닙니다. 이앓이가 시작되는 시기가 마침 엄마에게서 받은 면역이 줄어드는 시기와 겹쳐서 감기나 중이염이 흔하게 찾아옵니다. 열이 나는데 이앓이 때문이겠거니 하고 넘기시다가 다른 병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고열이나 심한 설사, 반복되는 구토가 있다면 이앓이와 따로 보고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증상이 이어지는 기간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치아 하나가 올라오는 동안 대개 며칠 정도 힘들어하다가 잇몸을 뚫고 나오면 가라앉습니다. 몇 주씩 계속 심하게 보챈다면 치아 외의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대처법
대처법의 기본은 잇몸을 시원하게 해 주고 씹을 것을 주는 것입니다.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은 차가운 치발기입니다.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한 치발기를 물려주시면 부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덜해집니다. 다만 냉동실에 넣어 꽁꽁 얼리면 너무 딱딱해져 오히려 잇몸을 다칠 수 있으니 냉장 보관을 권해 드립니다. 깨끗한 거즈나 작은 손수건을 물에 적셔 차게 만들어 물리는 방법도 좋습니다.
손가락으로 잇몸을 부드럽게 눌러 주는 방법도 효과가 있습니다.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은 뒤 잇몸 위를 살살 문질러 주시면 됩니다. 아기가 입을 벌리고 맡기는 모습을 보이면 시원하다는 뜻입니다.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라면 차가운 오이나 당근 스틱을 쥐여 주는 방법이 있지만, 조각이 떨어져 기도로 넘어가면 위험하므로 반드시 곁에서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먹이는 망 형태의 급식기를 활용하시면 안전합니다.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는 밤에는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 월령과 몸무게에 맞는 해열진통제를 쓰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앓이 때마다 약을 먼저 찾지는 마시고, 차가운 것과 안아 달래기를 먼저 해 보시기 바랍니다.
피하셔야 할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 잇몸에 바르는 마취 젤은 쓰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벤조카인 성분의 제품은 어린아이에게 혈액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드문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이 두 돌 미만에게 쓰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목에 거는 호박 목걸이나 팔찌 형태의 치발기도 목이 졸리거나 구슬을 삼킬 위험이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잇몸에 꿀이나 술을 바르는 식의 민간요법은 절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침으로 인한 발진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턱받이를 자주 갈아 주시고, 침을 닦을 때는 문지르지 말고 톡톡 눌러 닦으신 뒤 바셀린 같은 보습제를 얇게 발라 주시면 막이 되어 줍니다.
밤에 이앓이로 깰 때 젖을 물려 재우는 습관이 들면 이앓이가 끝난 뒤에도 그 습관이 남습니다. 달래 주되 평소의 수면 의식은 유지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 부분은 수면교육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치아관리
치아관리는 첫 치아가 나오는 날부터 시작하시는 것이 원칙입니다. 젖니라서 어차피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시기 쉽지만, 젖니 상태가 영구치가 날 자리와 씹는 습관, 발음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치아가 하나 나기 시작하면 수유한 뒤와 잠들기 전에 깨끗한 거즈나 실리콘 핑거 칫솔로 닦아 주시기 바랍니다. 치아가 여러 개 나면 영유아용 부드러운 칫솔로 바꾸시고, 아이가 칫솔을 입에 넣는 놀이로 시작해 익숙해지도록 해 주시면 됩니다.
불소치약은 치아가 나면 쌀알만큼 소량을 사용하고, 세 돌 이후에는 완두콩 크기로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입니다. 아직 헹구는 것을 못하는 시기이니 소량을 쓰고 거즈나 칫솔로 가볍게 닦아 내시면 됩니다. 제품마다 불소 함량이 다르므로 소아치과에서 안내받으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충치의 가장 큰 원인은 밤중 수유와 젖병을 물고 자는 습관입니다. 입안에 남은 당분이 밤새 치아를 덮고 있으면 앞니부터 빠르게 상합니다. 밤중수유를 끊는 시기에 대한 글에서 말씀드린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것입니다. 돌 무렵부터는 젖병 대신 컵을 연습하시고, 두 돌 전에는 젖병에서 졸업하시는 것을 목표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간식도 영향을 줍니다. 주스와 이온음료, 끈적한 과자와 젤리를 자주 먹이면 충치가 생기기 쉽습니다. 공갈젖꼭지에 꿀이나 설탕을 묻혀 주는 일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성인이 쓰던 숟가락으로 먹여 주거나 음식을 씹어 먹여 주는 습관도 충치균이 옮겨 가는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치과 방문은 첫 치아가 난 뒤 6개월 이내, 늦어도 돌 무렵에 한 번 다녀오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아프기 전에 가서 구강 상태를 보고 관리법을 듣는 방문입니다. 영유아 구강검진은 18개월부터 받을 수 있지만, 그 시기까지 기다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구강검진 시기는 영유아 건강검진 글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앓이는 아기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부모에게는 잠을 앗아 가는 시기입니다. 아기가 우는 이유를 알아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무력감이 가장 힘들게 합니다. 그래도 이 시기는 하나씩 치아가 올라올 때마다 지나갑니다. 오늘 밤이 가장 길게 느껴지더라도, 아이가 처음으로 이를 드러내고 웃는 날이 곧 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아기의 치아나 이앓이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또는 소아치과에서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