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발달 시기
언어발달 시기를 알고 계시면 우리 아이가 지금 어디쯤인지 가늠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아래 기준은 평균이며, 아이마다 몇 달의 차이는 흔하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생후 4개월에서 6개월 무렵에는 아아, 우우 같은 소리를 내며 놀기 시작합니다. 6개월에서 9개월이 되면 자음이 섞여 바바, 마마 같은 옹알이가 나옵니다. 아직 뜻을 담은 말은 아니지만 입과 혀를 쓰는 연습이 한창인 시기입니다.
첫 단어는 보통 생후 10개월에서 14개월 사이에 나옵니다. 평균적으로 돌 무렵이며, 엄마나 아빠처럼 발음하기 쉬운 말이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후 18개월이 되면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스무 개에서 쉰 개 정도로 늘어납니다. 이 시기에는 말보다 이해가 훨씬 앞서 있습니다. 말은 몇 개 못 해도 신발 가져와 같은 지시를 알아듣는다면 잘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두 돌 무렵이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쓸 수 있는 단어가 쉰 개를 넘고, 엄마 가, 물 줘처럼 두 단어를 붙여 말하기 시작합니다. 이 두 단어 조합이 나오는지가 발달을 확인하는 핵심 지표로 쓰입니다.
세 돌이 되면 세 단어 이상으로 문장을 만들고, 가족이 아닌 사람도 아이의 말을 대체로 알아들을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짚어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표현하는 말이 늦더라도 알아듣는 능력이 또래와 비슷하다면 상황이 훨씬 밝습니다. 반대로 알아듣는 것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면 더 빨리 확인하셔야 합니다. 부모가 보셔야 할 것은 단어의 개수가 아니라 소통하려는 의지입니다.
말보다 먼저 나오는 신호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돌 무렵이면 손가락으로 원하는 것을 가리키고, 어른의 시선을 따라가고, 까까를 주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을 내밉니다. 이런 몸짓은 말의 전 단계이며, 언어 평가에서도 중요한 지표로 봅니다. 아직 단어가 나오지 않아도 몸짓으로 활발하게 소통하는 아이는 대체로 말이 뒤따라 나옵니다. 반대로 말도 몸짓도 함께 적다면 더 주의 깊게 살펴보셔야 합니다.

지연원인
지연원인을 살펴보기 전에,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한 신호를 먼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돌이 되었는데 옹알이가 없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몸짓이 나오지 않는 경우, 18개월에 뜻을 가진 단어가 거의 없는 경우, 두 돌에 두 단어를 붙이지 못하는 경우, 세 돌에 문장이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시기와 무관하게 가장 중요한 신호가 하나 있습니다. 하던 말이 사라지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기다리지 마시고 바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원인으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청력입니다. 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하면 말이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이염을 자주 앓는 아이는 일시적으로 소리가 먹먹하게 들리는 상태가 반복됩니다. 언어 평가를 받으실 때 청력 검사를 함께 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음은 자극의 양입니다. 하루 중 아이에게 말을 걸어 주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어른끼리의 대화나 텔레비전 소리는 아이의 언어 재료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를 향해 건네는 말만 쌓입니다.
영상 노출도 관련이 있습니다. 화면은 일방적으로 말을 쏟아내지만 아이의 반응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말은 주고받는 과정에서 자라기 때문에, 화면 앞의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연습 기회가 줄어듭니다.
이 밖에 쌍둥이 가정이나 두 가지 언어를 쓰는 가정에서 일시적으로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따라잡습니다. 단순 언어지연으로 분류되는 아이들도 상당수가 또래 수준을 회복합니다.
다만 눈 맞춤이 어렵거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적거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이 함께 보인다면 언어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조기 평가가 특히 중요합니다.
어디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먼저 영유아 건강검진의 발달선별검사에서 언어 영역을 확인하실 수 있고, 여기서 심화평가 권고가 나오면 전문기관으로 연결됩니다. 거주지 보건소와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도 발달 상담을 제공하며, 발달장애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정밀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가 운영됩니다. 비용 때문에 미루고 계셨다면 보건소에 먼저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놀이법
놀이법은 특별한 교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말을 주고받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첫째, 눈높이를 맞추시기 바랍니다. 아이와 얼굴을 마주 보는 자세에서 말이 가장 잘 자랍니다. 아이는 입 모양을 보며 소리를 배웁니다.
둘째, 지금 하는 일을 말로 중계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을 따를 때 물을 따른다고, 양말을 신길 때 양말을 신는다고 말해 주시면 됩니다. 아이는 상황과 말을 연결하며 어휘를 쌓습니다.
셋째, 아이의 말을 늘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물이라고 하면 물 마시고 싶어라고 한 단어를 더해 되돌려 주시면 됩니다. 이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언어 자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넷째, 질문보다 서술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이게 뭐야라는 질문이 반복되면 아이에게는 시험처럼 느껴집니다. 대신 함께 보고 이름을 말해 주시는 쪽이 부담이 없습니다.
다섯째,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말을 건넨 뒤 셋을 세는 정도의 여유를 두시기 바랍니다. 어른이 바로 대신 말해 주면 아이는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여섯째, 그림책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글자를 그대로 읽어 주는 것보다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 낫습니다. 같은 책을 반복해 읽는 것도 좋습니다.
일곱째, 발음을 지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따투라고 하면 틀렸다고 고치는 대신 사과라고 자연스럽게 다시 말해 주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말이 늦은 아이를 둔 부모는 비교의 고통을 매일 겪습니다. 같은 개월 수의 아이가 문장을 말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너집니다. 하지만 기다림과 방치는 다릅니다. 기다리는 동안 말을 걸어 주고, 걱정이 될 때는 전문가의 눈을 빌리시기 바랍니다. 조기에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훨씬 수월하게 따라잡습니다. 확인하는 일은 아이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돕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언어나 발달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나 아동 발달 전문기관에서 평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