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배앓이 원인
아기 배앓이 원인을 찾으려 밤새 검색해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의학적으로도 명확한 단일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흔히 영아 산통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여러 요인이 겹쳐 나타나는 것으로 봅니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소화기관의 미성숙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장은 아직 움직임이 서툴러 가스가 잘 빠지지 않습니다. 배에 가스가 차면 어른도 불편한데, 표현할 방법이 울음뿐인 아기에게는 더 큰 고통이 됩니다.
두 번째는 공기를 삼키는 문제입니다. 젖병을 빨거나 울면서 숨을 들이켤 때 공기가 함께 들어갑니다. 울음이 가스를 만들고 가스가 다시 울음을 만드는 순환이 생깁니다.
세 번째는 신경계의 과민함입니다. 하루 동안 받아들인 자극을 처리하지 못해 저녁 무렵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으로 보는 견해입니다. 배앓이가 유독 저녁에 심해지는 이유를 이 설명이 잘 보여 줍니다.
네 번째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입니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시기라 가스가 많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시기에도 규칙이 있습니다. 보통 생후 2주에서 3주 무렵 시작해 6주 전후에 가장 심해지고, 생후 3개월에서 4개월 사이에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끝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 지금은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이것은 부모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모유수유 중이라면 산모의 식사를 의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유제품이나 카페인, 매운 음식이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모든 아기에게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무작정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끊으시면 산모의 회복만 더뎌집니다. 의심되는 음식이 있다면 한 가지만 일주일 정도 빼 보시고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시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변화가 없다면 다시 드셔도 됩니다.

증상
증상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3의 규칙이 널리 쓰입니다. 하루 3시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3주 이상 이어지는 심한 울음을 영아 산통으로 봅니다.
전형적인 모습은 이렇습니다. 이유 없이 갑자기 울기 시작하고 달래도 그치지 않습니다. 얼굴이 붉어지고 주먹을 꽉 쥐며,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당기거나 반대로 뻣뻣하게 뻗습니다. 배를 만지면 단단하고 방귀가 나온 뒤 잠시 편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시간대도 특징적입니다. 대체로 늦은 오후부터 밤 사이에 집중됩니다. 하루 종일 잘 지내던 아기가 해가 지면서 돌변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배앓이는 건강한 아기에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함께 보인다면 배앓이가 아니므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열이 있는 경우, 초록색이나 노란색 담즙이 섞인 구토를 하는 경우, 분수처럼 강하게 뿜어내는 구토가 반복되는 경우, 변에 피가 섞인 경우, 체중이 늘지 않는 경우, 축 처져 반응이 약한 경우입니다. 배가 눈에 띄게 부풀어 있거나 만질 때 심하게 아파하는 경우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울음의 성격이 평소와 다르게 날카롭고 높은 소리라면 그대로 지켜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부모가 느끼는 이상한 느낌은 대개 근거가 있습니다.
울음을 기록해 두시는 방법도 권해 드립니다. 언제 시작해 얼마나 울었는지, 그전에 무엇을 먹었는지 간단히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며칠만 모아도 특정 시간대나 특정 상황에 몰린다는 사실이 보입니다. 진료를 받으실 때도 이 기록이 큰 도움이 됩니다. 온종일 운다는 설명보다 저녁 6시부터 두 시간씩 사흘째라는 설명이 훨씬 정확한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달래는 법
달래는 법으로 널리 쓰이는 방법들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모든 아기에게 다 통하지는 않으므로 하나씩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는 감싸 안는 것입니다. 속싸개로 몸을 가볍게 감싸면 엄마 배 속과 비슷한 느낌을 받아 진정되는 아기가 많습니다. 다리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여유를 두시기 바랍니다.
둘째는 자세입니다. 옆으로 눕히듯 안거나 팔에 엎드려 안으면 배가 눌려 편해집니다. 다만 잠들 때는 반드시 등을 대고 바로 눕혀야 합니다.
셋째는 소리입니다. 백색소음이나 낮게 웅웅 거리는 기계 소리가 도움이 됩니다. 조용한 방보다 오히려 일정한 소리가 있는 편이 낫습니다.
넷째는 배 마사지입니다. 손을 따뜻하게 한 뒤 배꼽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다리를 잡고 자전거 페달을 밟듯 움직여 주는 방법도 가스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
다섯째는 따뜻한 물에 목욕시키는 것입니다. 몸이 이완되며 진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유 방식도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젖병을 기울여 젖꼭지에 분유가 가득 차게 하시고, 구멍 크기가 월령에 맞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수유 중간에 한 번 트림을 시키시는 것만으로 저녁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산균이나 특수 분유를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효과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영역이므로 임의로 바꾸기보다 소아청소년과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배앓이는 아기보다 부모를 무너뜨립니다. 아무리 안아도 그치지 않는 울음 앞에서 스스로가 쓸모없게 느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럴 때는 아기를 안전한 곳에 눕혀 두고 5분간 다른 방에 계셔도 됩니다. 그것은 방치가 아니라 두 사람을 지키는 일입니다. 혼자 버티지 마시고 번갈아 맡으시기 바랍니다. 이 시기는 반드시 끝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아기의 울음이나 상태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