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배변훈련 시기
아이 배변훈련 시기는 보통 생후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이며, 실제로는 24개월에서 30개월 무렵에 시작하는 가정이 가장 많습니다. 다만 개월 수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준비 상태입니다.
준비 신호는 몇 가지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저귀가 두 시간 이상 마른 상태로 유지되는 날이 늘어난다면 방광에 소변을 모아 두는 힘이 생긴 것입니다. 배변 시간이 일정해지고, 볼 일을 보기 전이나 본 뒤에 표정이나 말로 알리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스스로 바지를 내리고 올릴 수 있으며, 어른의 간단한 지시를 이해하고 변기에 관심을 보입니다.
이 신호들이 아직 보이지 않는데 시작하시면 대체로 기간만 길어집니다.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앉히면 아이가 변기 자체를 싫어하게 되고, 심하면 변을 참아 변비로 이어집니다. 서두른 대가가 오히려 더 큰 고생으로 돌아오는 셈입니다.
시작 시기를 피하셔야 할 때도 있습니다. 동생이 태어난 직후, 이사한 직후, 어린이집에 막 적응하는 중이라면 미루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감당해야 할 변화가 이미 많은 시기에 하나를 더 얹는 일이 됩니다.
여기서 제 생각을 하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린이집에서 기저귀를 떼야한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일정이 아이의 발달 속도를 앞설 수는 없습니다. 담임 선생님께 우리 아이의 상태를 설명하고 속도를 맞추는 편이 낫습니다. 대부분의 선생님은 이해해 주십니다.
계절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옷이 얇은 여름이 실수를 처리하기에 수월합니다. 다만 계절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아이를 앉히는 일은 권하지 않습니다.
남아와 여아의 차이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평균적으로 여아가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익히는 경향이 있지만 개인차가 훨씬 큽니다. 남아라고 해서 늦는 것이 당연하다고 넘기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남아도 처음에는 앉아서 보는 방식으로 시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서서 보는 방식은 소변과 대변을 함께 익힌 뒤에 가르치시면 훨씬 수월합니다.

방법
방법은 서두르지 않는 순서대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첫 단계는 친숙해지는 것입니다. 유아용 변기를 화장실이나 거실에 미리 놓아 두시고, 옷을 입은 채로 앉아 보게 하시기 바랍니다. 변기에 앉는 일이 놀이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단계를 며칠 정도 두시면 거부감이 크게 줄어듭니다.
두 번째 단계는 시간을 정해 앉히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식사를 마친 뒤, 잠들기 전에 5분 정도 앉혀 보시기 바랍니다. 나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억지로 오래 앉히시면 역효과가 납니다.
세 번째 단계는 팬티로 바꾸는 것입니다. 기저귀를 벗고 팬티를 입으면 아이도 상황을 다르게 인식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이 있는 팬티를 함께 고르시면 동기가 생깁니다.
네 번째는 칭찬입니다. 성공했을 때 크게 반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도 효과가 좋습니다. 반대로 실패했을 때 실망한 표정을 보이시면 아이는 다음부터 숨기려 합니다.
순서에도 특징이 있습니다. 대개 소변을 먼저 익히고 대변이 나중입니다. 대변은 감각이 더 낯설고 힘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어려워합니다. 기저귀에만 대변을 보려는 시기가 한동안 이어지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밤 기저귀는 가장 마지막입니다. 밤에 소변을 조절하는 능력은 낮보다 훨씬 늦게 완성되며, 다섯 살 무렵까지 밤 기저귀를 쓰는 아이도 드물지 않습니다. 낮에 성공했다고 밤까지 함께 떼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라면 방식을 통일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 쓰는 표현과 기관에서 쓰는 표현이 다르면 아이가 헷갈립니다.
준비물도 미리 챙겨 두시기 바랍니다. 여벌 옷과 팬티를 넉넉히 준비하시고, 외출하실 때는 방수 매트나 비닐봉지를 가방에 넣어 두시면 마음이 편합니다. 유아용 변기와 성인 변기에 올려 쓰는 시트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지 물으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이가 발을 바닥에 딛고 힘을 줄 수 있는 유아용 변기부터 시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발이 공중에 떠 있으면 힘을 주기 어렵습니다.
실수대처
실수대처가 사실 이 과정의 핵심입니다. 배변훈련은 성공의 기록이 아니라 실수의 연속으로 이루어집니다.
실수했을 때는 담담하게 처리하시기 바랍니다. 괜찮다고 짧게 말해 주시고 옷을 갈아입히시면 됩니다. 혼내거나 창피를 주시면 아이는 실수를 숨기게 되고, 그때부터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특히 다른 사람 앞에서 지적하는 일은 피하셔야 합니다.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되돌아가는 일도 흔합니다. 동생이 태어났거나 어린이집에서 힘든 일이 있었거나 몸이 아플 때 나타납니다. 이것은 퇴행이 아니라 아이가 보내는 신호입니다. 며칠 기저귀로 돌아가셔도 괜찮습니다. 물러서는 것이 실패가 아닙니다.
가장 주의하실 것은 변 참기입니다. 한 번 변을 볼 때 아팠던 경험이 있으면 아이는 다음부터 참습니다. 참으면 변이 더 굳어 더 아프고, 그래서 더 참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사나흘 이상 변을 보지 않거나 변을 볼 때 심하게 아파한다면 물과 섬유질을 늘리시고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병원에 가 보셔야 하는 경우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소변을 볼 때 아파하거나 자주 조금씩 보는 경우, 소변에서 냄새가 심하거나 색이 탁한 경우, 네 살이 넘도록 낮 배변 조절이 전혀 되지 않는 경우, 한 번 익혔던 아이가 몇 주 이상 계속 실수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배변훈련은 아이가 자기 몸을 스스로 다루는 첫 경험입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른의 조급함 속에서 배우면 실수는 부끄러운 것이 되고, 기다림 속에서 배우면 실수는 괜찮은 것이 됩니다. 저는 후자를 배운 아이가 훨씬 많은 것을 시도하는 사람으로 자란다고 생각합니다. 기저귀는 결국 모두 뗍니다. 몇 달 빠르거나 늦은 것은 몇 년 뒤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배변이나 변비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통해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